이름: 김형남
2009/6/3(수)
사무엘 육아일기(1) - 전쟁 전쟁, 또 다른 전쟁  

 

 

 

 

사무엘. 육아일기(1)

전쟁. 전쟁. 또 다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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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교회 예배당이 경매에 나오기 시작하던 작년 12월,  우리집에 들어온 아이가 있습니다. 12살, 엄마를 기억못하고, 어렴풋한 아빠에대한 기억,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추억(?)과  자국들을 몸에 간진한 채, 7살에 가출을 한 아이,

몇곳을 거쳐서 첫눈이 폭설로 뒤덮이던  날, 혼자서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우리집에 왔습니다. 그 아이가 나를 "목사님"이라고 부르고, 아내를 "엄마"로 부르며 5개월이 지났습니다.  

아이의 봄 운동회가 있던, 지난 토요일, 경매 낙찰대금도 다 준비못한 채, 머리 속에 복잡한 계산을 하면서, 김밥을 싸들고, 아내와 함께 아이의 운동회에 참석했습니다. 

편한 운동복차림으로, 친구와 함께 운동장에 있는 아이를 힘들게 찾아, 반갑게 다가 갔습니다.  그런데, 나를 보고, 갑자기 얼굴을 돌리고, 먼산을 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뭐하러 왔어요. 나 학교에 급식 신청했단 말예요. 점심있으니 오지 말고 가요?"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나를 공개 망신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거듭해서 "나 싫단 말예요. 가란 말예요"를 반복합니다. 옆에 친구들은 '누구야?' '누구야?'를 반복해서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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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했던 내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 상태로 말까지 더듬으면서,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귀엽기만 했던 아이인데, 아이를 붙잡고 자세히 보니. 코 밑에 수염도 나고 구렛나루가 짙게 보여지는. . . . . .,

이놈하고, 앞으로 싸워야 할, 많은 삶에 여정들이 영화필름처럼 지나갑니다. 이 전쟁에서, 내가 지면. 이 아이는 어떻게 될까?    내가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전쟁입니다. 내가 너무 섣부른 결정을 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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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입니다. 한달 안에, 경매잔금을 치뤄야 하는, 생활 전선에 서 있는 나보다, 어쩌면, 이 아이는  더 큰 생존에 전쟁을 치루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 놈하고 큰 싸움 한판 붙어야 겠습니다. 한국전쟁 3년보다, 더 긴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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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다르지만, 이 놈은, 내 아들입니다. 앞으로 이 놈을 이곳에서는 "사무엘"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소망하기는 사무엘이, 대학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그리고 신학을 시켜, 저술가겸 목회자로 키우고 싶은 것이 내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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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무엘. 

조심스럼지만, 이곳에

사춘기를 지나는 너와 나에 이야기를 글로서 시작하려고 한다. 

아마도 네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 쯤이면. 이 글도 끝날 수 있겠지. .

그리고, 네가. 대학을 졸업할 때 쯤

그 때, 이 글들을 너에게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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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  내아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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